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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3.05.05 갑작스럽지만ㅋㅋ 군대에서 쓴 글 1

포크숟가락 글을 쓰고 2주 정도 지나서, 이번주 금요일이었습니다.


뭐, 저번에는 번뜩 생각난 걸 무작정 적어 내려가는 식으로 휘갈겼지만ㅋㅋ


이번에는 친구한테 쓴다는 형식의, 쪼금 깊이를 느껴버릴 지도 모르는 글입니당.


뭐, 가볍게 가볍게 읽으면 됩니다.


또구나.

또 이렇게 쓰게 되는구나.

아니, 싫은 건 아니고, 오히려 반가운 것이다.

오히려,

'오히려' 를 반갑다는 데에 쓸 것이 아니고,

오히려,

가벼운 마은으로 이렇게 글을 쓰게 되니, 숙연해진다.

요 전에 글을 쓰고 나서, '언젠가 또 이렇게 글을 써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그와 동시에, 오히려 그렇게 다짐하면서, '더욱 견고한 글을 써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다만, 그건 앞으로 글을 쓰게 될 때를 생각치 못한 다짐, 이상론이었을 뿐이어서,

실제로 글을 쓸 때는, 뭐랄까,

'그 때' 라던가 '그 장소' 라던가, 그런 '즉시성' 이라고 할까, '현장감' 을 살리고 싶다고 할까.


요컨대, 사진에 대해서도 그렇다.

가공사진이라던가 설정사진이라던가…….

으음……. 뭔가 정확한 명칭이 있었는데…….

여튼 나는, 그런 사진들의 종류 중에서도, '스냅사진' 이라는 한 장르에 목매다는 것이다.

인공적으로 꾸미지 않은, 일상이든 비일상이든, 그 속의 한 순간의 아름다움을 찍는 것이다.

그 시간의 그 장소, 그 상황을, 찍는 것이다.

그 자체를, 취하는 것이다.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면, 그저 사진을 찍는 것 뿐인데 요란하려나.

가장 아름다울 때에 취한다니.

더이상 추해지기 전에, 가장 아름다울 때에 취한다니.

부기팝이냐.

물론, 사진을 업으로 하는 것도, 자주 찍을 기회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사진을 찍을 때 만은 '스냅사진' 에 목매다는 나인 것이다.


하여튼, 사진이든 글이든.

이런 성격 덕에, 맞는 때를 기다리다 기다리다, 글도, 사진조차도 자주 안하게 되는 것이지만,

그렇더라도, 나에게는 그런 점이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니, 단순히 즉흥적인 건가.

하여간,

내게 글을 쓸 생각이란 것은 예상치 못하게 온다는 것이며, 이번 또한 그렇다는 것을 먼저 써두고 싶은 거다.


어떻게 보면, 이번 글은 편지와도 많이 비슷하다.

단지 누구에게 어떤 생각을 전하려고 했던 것뿐이었는데 말이다.

편지를 쓴다는 생각으로 글을 써볼까, 했던 것이다.

아니, 평소에 연락을 못하고 지내는 것도 아니고, 방금 전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온 참이지만.

이런 생각, 감상을 전하는 데에 몇 마디 글만으로는 왠지 아쉽기도 하고.

나는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꽤나 생각을 했는데 말이다.

그냥 조금 이야기를 길게 쓰는 형태,

아니, 형태라고도 할 것도 없을 정도인 형태, 정도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고,

역시 편지라는 형태도 괜찮을까, 하고.


형태, 모습.

이 경우엔, shape 라기 보단 form 이지만.

형태가 없는 글이라니, 모습이 없는 글이라니.

물질인데 모습이 없을 수는 없는데, 어떻게 글에는 없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물론 글 또한 물질적인 개념이 아닌 추상적인 개념이지만.

형태 없는 마음 씀씀이, 형태 없는 사랑, 형태 없는 상상…

호오? 하다가는,

형태 없는 내일, 형태 없는 계획, 형태 없는 결과,

형태 없는 인생─ 아, 하고,

역시, 형태는 있어야겠지, 하고,

어쩌면 현실적으로 되어버린 나였다.


어쩌면, 이런 철저한 계급 사회에서, 나는 잘못된 태도를 갖고 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

아니, 아마 그렇겠지.

언제든 장난치며 스스럼 없이 다가오시는 소대장님도 소대장님이시지만,

'슬슬 당황만 할 게 아니고 재밌게 맞받아 쳐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하는 나도 나다.

이렇게 써놓고 보면, 나도 자각은 있구나 싶지마는.

더구나 내가 이곳에 파견병의 입장으로 있기에 더욱 애매한 태도로 지내고 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

그래도 기억해보면, 내 부대에서도 소대장님들, 위급 계급의 간부님들은 왠지 다가가기가 쉽다.

아니 물론, 령급 이상의 계급과 비하는게 아니다. 그런 분들은 뵙기조차 쉽지 않다.

사급 계급 간부님들이 어렵다는 것도, 그 분들을 욕보이는 것도 더더욱 아니지만,

위급 계급 간부님들은, 소위 간부님들은 물론이고 대위 간부님까지도, 내 배경 지식과 더불어 실제로 대화를 할 때도, 서로를 대하는 태도가 편하다.

내 태도의 수준이 낮아서 쉽고 편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상하 관계를 더욱 명백히 하고 싶을 정도로, 서로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더 쉽고, 그렇기에 명백히 취할 태도를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오히려 그런데도, 역시 위급 계급 간부님들은 넉살 좋게, 물론 잘못은 잘못 대로 엄하시지만, 이런저런 이해해주시며, 대해주시는 것이다.

그렇게 보이는 건, 실제로도 그러하지만, 배경 지식이라는, 정확히는 어떤 한 인물에 대한 인식, 길다면 2년, 짧다면 반년 전 쯤에 생긴 고정관념이 나에게 있어서 크게 작용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그래, 비로소 네 이야기다.


휴가를 다녀오고 얼마 안돼서, 어떤 식으로 연락을 받았는지는 까먹었지만,

곧 입대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내 머릿속은, 앞서는 놀라움보다,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컸고, 그렇게 느리지 않게 머리를 굴려 유추하고서 드는 연민, 아니 그 비슷한 무언가로 가득차서, 한 번 묻고는 곧 입을 다물었던 것이다.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래, 줄곧 이야기 해왔잖아, 이 친구는, 하고.

물론, 그 것뿐이라고 섣부르게 생각할 수는 없겠지 하고는, 내가 으레 그리 하듯, 그대로 묻어버렸던 것이다.


왜, ROTC를 포기했을까, 라는 질문을.


맑은 날이었다.

내가 그러해서 네가 그랬듯, 네가 그러해서 내가 그랬듯, 줄곧 걷고 있었지.

그 날도, 꽤 먼 거리를 걸어서 갔다.

친가 쪽의 조부모님 댁에, 나를 데리고 갔다.

이렇게 돌아보면, 꽤 흐뭇한 이야기구나. 친구를 조부모님 댁에 데려가다니, 요즘 시대에.

어쩌면 그 당시에도, 살짝은 그런 기분을 느끼며 친구의 조부모님을 뵈었다. 친구의 할아버님, 할머님은 장장하시고, 활기차시고, 넉살 좋으신 분들이셨다.

그런데, 그렇게 느끼는 것은 나 뿐인지, 아니, 친구보다 나였는지, 대화하는 태도, 뿐만 아니고 대화의 흐름까지도 왠지 나와 할아버님과 할머님의 차지였다.

이래서는, 누가 누구를 데리고 온건지.

난 할아버지도 양 쪽 다 없고, 한 분 계신 할머니도 이렇게 건강하시진 않은데 말이야.

이런저런 주객전도잖아─하고,

어리석고 분에 넘치는, 오만하기도 한 생각을 하기도 했던 방문이었다.

그와 더불어, 친구와 조부모님의 대화로 어떤 일을 새로 알게 되었지만,

나는, 그 모두 묵인하고 있었다. 내가 으레 그리 하듯이.

여느날처럼, 그래, 방학이었다만, 방문이 끝나고 둘이 놀러가는 길에, 역시 걸어가며, 그런 이야기를, 친구 쪽에서 해왔다.

사실 나를 데려간 이유 반 쯤은, 내가 어른들을 잘 대하는걸 알아서라고.

할아버님과 잘 맞을거라 생각해서 데려갔다고.

…라기 보다, 자신의 방패 역할을 시키려 했다, 는 식으로 말했었다.

어떤 의도로 한 말인지는 몰랐지만, 아니, 아직까지도 확실히는 모르지만,

나느 , 역시 굉장히 이기적일지도 모르는 나는, 그저 내 칭찬으로만 들었다.

그에 흥이 겹기도 해서는, 새로 알게 된 그 어떤 일에 대해서는, 역시 그냥 넘기려 했다.

친구가 선뜻 그 일에 대해 말해왔는데도, 그렇게 말하기가 어려운 것이란 것도 알면서, 아랑곳 않고, 주저 없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같이 걷는 친구를 옆으로 돌아보지도 않고,

앞을 보고,

으레 그리 하듯,

들어 넘겼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는 채 말이다' 하고 멋있게 글을 쓰기보다,

몰랐다.

하고 쓰겠다.

여태 그런 경험을 해 본 적도 없었지만,

그 것보다, 으레 그리 하듯, 침묵하려는 생각에, 그 정도로 깊이 생각치 못했던 것이 컸던 거겠지.

이제 와서 알 수 있게 된 것은, 친구가 직접 나에게 말한, 나중의 이야기.

…나중이라지만, 자기 입으로 직접 내게 말해주다니.

굉장한 친구다.

뭐, 덕분에, 라고 하면 실례겠지만, 아마 근처에 비슷한 일이 생기면, 나는 또다시 그런 실수는 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뭐……. 남이 본다면 데체 무슨 일인지 궁금하겠지.

역시 이 글은 편지 정도인 것이다.


비가 오는 날이다. ─글을 쓰는 사이 그쳤네.

이번 주 월요일도 자장밥이었는데, 오늘도 자장밥이구나, 하고.

식단은 월 단위로 구성되어서, 4월 말과 5월 초가 들어있는 이번 주는 식단이 이렇게 된 것일까, 하고, 뭔가 대단한 것을 발견한 듯한 기분으로.

지금 와서는, '아니 나는 글을 쓰는 날마다 무슨' 싶기도 하고.

이 식당은 꽤 작아서, 간부님들이 바로 옆에서 식사를 하신다.

뭐, 그렇다고 간부님들과 같은 시간에 밥을 먹는 이벤트가 그리 잦은 일은 아니다만,

어쩐지 오늘은 꽤 대 인원의 간부님들이 식사를 하고 계셨다.

그 중에는, 나이 지긋하신 주임원사님, 그리고 중위님 한 분이 계셨다.

나는 꽤 가까운 자리에서, 이번엔 제대로 된 숟가락으로 자장밥을 먹고 있었다.

아, 아니, 그냥 숟가락이라는 의미다. 숟가락포크가 아닌 일반 숟가락 말이다.

무의식적으로 숟가락포크가 마치 정상적인 숟가락이 아닌 양 말해버렸다. 이런이런.

뭐, 숟가락 이야기는 지긋지긋하겠지. 관두자.

티비 소리가 커서였는지, 볏아들 목소리가 커서였는지, 간부님들 테이블의 대화는, 확실히는 들리지 않았지만, 대충 들을 수 있었다.

내용은 들을 수 없었지만,

소리, 목소리를 말이지.

누가 어떤 태도로 대화를 하는지는 알 수 있었던 것이다.

누가 어떤 태도로 대화를 하는지가 들려왔던 것이고,

누가 어떤 태도로 대화를 하는지가, 결과적으로,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듯,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이런 경우는 적지 않게 있지만,

또, 위급 계급을 보면 거의 항상 이 친구를 투영하듯 느끼는 나인데,

오늘, 이제야 와서, 아, 하고,

이유를 알았던 것이다.

물론, 나의 추측에 불과하고, 이 것으로 이유 전부를 알 수는 없겠지만,

아, 하고,

역시,

말하고 싶어진 것이다.

대화하고 싶어진 것이다.

보고 싶어진 것이다.


그 것뿐인 글이다.


약간은, 아니 어쩌면 대부분이,

으레 그리 하는 나라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담아서.

이기적이어서, 즉흥적이어서,

즉흥적이기에, 오히려 기다리고 기다리는,

기다림에 목을 매는 나는,

기회주의자인 나는,

그런, 나를 담아서.


이 글이 보고서였다면, '이번 휴가를 이용하여 이 친구와 만나 좋은 시간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라는 글로 마쳤겠지.

편지였다면, '그럼 잘 지내, 또 보자' 하는 어색한 인사로 글을 마쳤겠지.

이 글은, 그런 형태의 글이 아니다.

여태 그래 왔듯, 계속 이어지듯,

끝은 없다. 그저 이어질 뿐이다.

편지 형태로 쓴다는 말고 거짓말이 되어버렸지만.

이 글은, 형태 없는 산문, 아니, 산문이란 형태도 없이,

그저,

기회주의적인 글이다.

즉흥적인 글이다.

어쩌면, 때를 기다리던 글이다.


그 뿐인 글이다.


쓰고 나서 친구한테 만연체라고 혼났슴당... ㅋ...


헤헤... 일부러 그렇게 쓴거니까... 헤헤...

그게 재밌어서 써 본 거 뿐이니까... 헤헤...


이렇게 말하면 전혀 독자를 배려 안하는 말이지만,

쓸 때도 천천히 썼고, 읽을 때도 천천히 읽을 걸 생각하고 썼으니까...

애초에 이 글은 그 친구한테 쓴 거기도 하고...

가... 가독성따위... 히힠ㅋㅋㅋ

Posted by Excute :

이야 ㅋㅋ 군대에서 갑작스럽지만ㅋㅋ


글을 써봤습니다. 뭐, 소설 읽다가 갑자기 삘받아서 써갈긴 것밖에 안되지만...


그래서 영향도 엄청나게 받은 글이지만ㅋㅋ


왠지 재미들려서 써버린 글입니닼ㅋ


먼저 올릴 글은, 어... 이게... 언제더라... 아마 4월 중순쯤 쓴 글입니다.


제목은 정한건 없고 그냥 단편적인 상황을 써봤습니다.


묻어있다.

확실하다.

약간 갈색을 띄며 누르스름한 이건, 확실히.

포크숟가락에, 하필이면 마지막으로 하나 남아있던 포크숟가락에.

포크숟가락이라, 이 식당엔 많지 않은데.

생각해보면, 포크숟가락을 볼 때마다 '포크숟가락이라니, 포크라 하기엔 포크 부분이 너무 짧고 작아서 제 기능을 못하잖아' 하고, 괜히 어중간하다고 생각하면서 기피하고 있다. 실제로 여기 식당에도 대부분 보통 숟가락이고, 젓가락도 원하면 쓸 수 있으니까 반찬을 집는 데에 불편함은 없다. 오히려 포크숟가락 밖에 없는 그 식당이 더 불편하다. 아니, 싫다. 이 식당의 위치가 특별해서 그런 걸가, 아니, 위치가 특별한 거랑은 관계 없는거 아닌가? 먹는 도구와 식당의 위차가 무슨 관계야? 더 남쪽에 있으면 어려지는건가? 멍청해지는건가? 젓가락을 못 쓸 정도로?

그래, 이 정도, 심각하게 싫어하진 않지만 평소에 꺼려하는 정도로, 난 포크숟가락을 보기가 싫은거다. 마지막으로 남은 숟가락… 이라기 보다 지금 문맥상으로는 식사 도구인가. 하여튼 남아있는 그 것들 중에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 그 것, 그 것이 포크숟가락이라는 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나의 대-포크숟가락 호감도는 일반적이란 것도 알 수 있는 거겠지.

흠. 대-포크숟가락. 안티-포크스푼…? 포크숟가락의 정확한 영어 이름을 몰라선 멋있게 보이지도 않나.

이렇게 세워서, 포크 부분을 보면, 적나라하게, 거리낌 없이 보이는 이 얄팍한, 포크모양이라고도 하기 어줍잖은 이 둥글둥글한 요철 부분이 제일 싫은 건데,

지금, 그 몇 안되는 돌기의 사이, 그 틈에,

지금, 내 손에 들려있는 이 식사 도구의 그 틈에,

밥알이, 묻어있는 것이다.

아니, 마치 제 자리인 양, 누가 계산이라도 한 듯, 딱 알맞게,

끼워져있다.

뭐가 주체일가. 포크숟가락이 당한걸까, 이 밥알이 당한걸까.

그래, 밥알이다.

오늘의 주 메뉴, 자장밥의 밥알.

이 대륙 냄새나는 밥알은, 마치 그 자리가 자신의 침상인 양, 꼭 맞춰 누워있는 것이다.

잠시 서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어라, 이사람─

"너, 네가 범인이냐!!"

하고, 외쳤다.

외쳐버렸다.

범인이라. 가해자라. 내가 한 말이지만, 용케도 그런 단어를 말했네.

하여간, 분명, 그 사람이었다.


어제 아침, 조금 멀리서 보면, 건물 바깥쪽 창틀에 뭔가, 하얀 물체가, 넝쿨과 함께 붙어있었다. 넝쿨 모종을 누가 던져서 붙어버린건가 싶기도 한 모습이었다만,

사실은, 부서진 것이었다.

창틀이, 패여있던 것이다.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주차하려던 차가 긁어서 패여있던 것이다.

움푹, 하고, 그 자리만 두드러지게, 움푹.

보통의 창틀이었다면, 그렇게 움푹 파일 정도의 힘을 받았다면 그 주변에도 그 힘의 흔적이 남았겠다만, 그런 흔적이, 전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창틀은, 이 창틀의 소재는,

스티로폼이었으니까.

그 날, 아니 어제 점심이 되서야 가까이서 보고 알았던 것이다.

하얗게 묻어있던 것처럼 보였던 것은, 당연히 외부가 벗겨져 드러난 스티로폼의 모습이었고, 넝쿨은, 벗겨진 초록색 페인트가 기다랗게 뭉친 모습이 그렇게 보였던 것이다.

'뭐야, 어떤 놈이 멍청하게 주차를 했길래 창틀을 긁어버린거야─' 하는 생각보다,

'뭐야, 이 건물, 아무리 창틀이라고 해도 그렇지, 콩크리트 벽인줄만 알았는데, 사실 그 속은 스티로폼이었어' 하는 생각에 더욱 놀라서 기억하고 있지만.

그 때, 나도 이런 눈을 하고 있었을까.

"무뭐, 뭐에요?!"

하며, 그런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이 사람,

이 사람이, 그 사람이었던, 그 사람이다.

어젯밤에 혼나기도 했던 그 사람, 그 차의 운전자.

이런 표정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하는 동시에,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입을 벌리고, 아, 하고 깨달았다.

내 눈 앞을 지나간다는 것은, 다시 말해, 숟가락을 막 뽑아들고 수저통 앞에 서있는 내 앞에 나타났다는 것은, 저 반짝임을 설명할 수 있다.

참 얄밉게도, 끝에 아무런 요철이 없는 평범한,

숟가락이었다.

 


네, 뭐, 평상시에 생각하듯이 또 그날도 생각난 단편적인 생각을, 실화 반, 거짓 반 섞어서 한 번 써본 글입니닼ㅋㅋ


이 글을 썼을 때는 또 이렇게 글 쓸 기회는 없겠지 싶었지만ㅋㅋ 또 쓰게 됩니닼ㅋㅋㅋㅋ


그 것도 또 자장밥이 나온 날에 ㅋㅋㅋ


그럼 바로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가겠습니닼ㅋㅋ

Posted by Excute :